학생들이 무척 보고 싶었다. 어떤 걸음으로 강의실에 들어오는지, 어떤 꾸벅임으로 조는지, 어떤 필기구를 사용하는지, 어떤 눈빛으로 경청하는지, 어떤 몸짓으로 질문하는지, 다가오는지, 푸르른지.

그것을 볼 수 없으니 다른 것들을 궁금해 했다. 이 고립에 얼마나 익숙해졌는지. 마음껏 고립할 수 있는 삶인지. 서럽지는 않은지. 세계를, 세계의 슬픔과 아름다움을 어떻게 만나는지. 까만 화면 너머, 때로 내가 소개하는 예술들로 웃고 우는지.

그것을 알 수 없으니 만날 수 없으니 사랑할 수 없으리라고 나는 잘못 생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