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주에는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학교에 갔다. 비가 내렸다. 뼈는 서서히, 느리게 붙었다. 그 가을, 걸어서 갈 수 있는 내 세계의 끝은 다만 몇 개의 강의실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내가 연극을 사랑한다고 느꼈다. 그렇다면 나는 연극을 사랑했는지 모른다. 허나 그보다는, 마음껏 거닐 수 없던 세계의 가을을 더욱 사랑했던 것 같다. 세계 속의 가을이 언제나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