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짧은 이별들로 구성된 삶은 시계추처럼 장소를 옮기고

오늘 현숙에게 서프라이즈를 했다. 얼마 전 추운 밤 건물 앞에 서 호빵을 나눠먹으며 그날 한식당의 생일떡 서프라이즈에 울었다는 한 아이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서프라이즈 싫어, 성실한 설명을 원해,…

2016년 2월 9일의 일기

“사람이 죽어도 머리카락은 계속 자라다가 어느 순간부터 자라기를 멈춘대. 머리카락은 어떻게, 영혼이 떠나간 것을 알까.” (코엔 형제, The man who wasn’t there, 2001) 누군가에게서 나를 향한 마음이 떠나는…

[번역] 나의 세대에게 보내는 편지 : 나는 테라스에만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11월 13일 밤의 테러 직후 프랑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주말 동안 극장과 미술관을 비롯한 모든 문화 기관이 문을 닫아걸었다. 집회는 금지되었으며, 공포의 기운이 모두의 일상 속에 침투했다. 그러나…

아비뇽에서

en Avignon Ce n’était qu’un petit voyage, un p’tit peu au loin un p’tit peu au sud, où on y était déjà avec d’autres amis. Il y avait…

슬픈 노래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정민이는 8개월이었다. 겨울이었다. 그때까지 정민이는 부산집에서,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북적이는 사랑 속에 자랐다. 서울의 일상에 찌든 고모가 이따금 집으로 내려가면, 바닷가 집에서는 온통…

안티고네

2014년 7월 17일, 암스테르담을 떠나 쿠알라 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폭격으로 추락했다. 그 후 일주일이 넘도록 시신들은 황야에 방치되었고, 무자비한 태양 아래 썩어갔다. 죽은…

세월

그 며칠 뒤 진세이는 멀리 있던 내게 정원씨 몸 조심하고 배 같은 거 타지 마요 문자를 보냈더랬다. 울고 있는 이모티콘에 뚝뚝 아픔을 묻혀서. 언젠가 한 아이가 지하철역 계단에서…

안녕

적절한 인사말이 무얼까 생각하느라 조금 기다렸다. 처음으로 그 어떤 공간을 열며, 아카이빙을 위함이라 하면서도 짐짓 손님 맞을 준비로 부산을 떨다, 그래도 역시 나의 첫 건네는 말은 안녕. 언젠가…